Bicycle Life 자전거 수다

자전거 처음 타는 사람을 위한 주저리

circle84 2012. 8. 10.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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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1. 11 싸이월드 "진짜좋아자전거" 클럽에 올린 글을 옮겼습니다.)

요새 계속 바쁘다가 갑자기 할 일이 없어져서..-_-
요새 싸이 메인 사건 이후로 사람들도 많아지고.. 그러다보니 자전거에 그야말로 관심만 있는 초보님들도 많아지신 것 같습니다.

해서.. 언제 배웠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아주 오래전 자전거 처음 배울때의 기억과 그동안의 경험을 짜내서 스크롤 압박 완전 산문체 자전거 입문 매뉴얼(거창하죠? ㅎㅎ).. 을 써 봅니다. ^^;


1. 우선 자전거를 삽니다.

자전거 입문에 가장 중요한 요소겠죠? 매번 정모때도 자전거 없는 사람은 오지 말라는 주의 문구가 뜰 만큼 자전거는 정말 중요한 요소입니다. ^^;;

어떤 자전거를 사느냐가 중요한데.. 뭐.. 끌리는 자전거로 사시면 됩니다. 딱 봐서 저거 이쁘다.. 싶은 걸로 말이죠^^;;

입문용으로 40~50 넘어가기 시작하면 뭘 사건 대충 쓸만한 녀석이니 그쪽은 제쳐두고, 일단은 생활차 구입에 대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생활차라는 것은 무엇인고 하니.. 그냥 동네 마실에 최적화된 자전거입니다. 가벼운 것도 아니고 쭉쭉 잘 나가는 것도 아니고 핸들링이 잘 되는 건 아니지만 여하간 페달굴리면 앞으로 나가고 브레이크 잡으면 서고, 어지간히 던져도 별 고장 안나고.. 어쩌다 고장 나도 평균 1만원 이하에서 수리비가 해결되는 자전거죠^^;

우선 접이식과 그냥 보통 통프레임(?)이 있습니다. 어린이용이 아닌데 작은 바퀴를 가진 자전거는 대체로 접이식이며, 26인치의 바퀴 사이즈를 지니고도 접이식인 것이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20~30 만원대 이하의 접이식은 별 쓸모가 없습니다. 대체로 무겁고 구조도 구려서 접고나면 들고가기가 곤란합니다. 그정도 가격대의 접이식은 그냥, 오래 안 탈때 베란다 공간 덜 차지 하게 보관하기만 좋습니다.

좀 비싸지면 크기도 거의 꾸긴것처럼 작아지고 나름대로 들고다닐만한 무게가 나오긴 합니다만, 여전히 가뿐히 들고다닐수는 없고, 이래저래 골치아픕니다.


그러니, 그냥 안 접히는 자전거를 사십시오.

일단 사시기 전에 메이커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저가형, 10만원 이하의 가격대의 자전거를 살 때는 필히 레스포, 삼천리, 코렉스, 알톤 등 국내 유명 메이커의 제품을 사셔야 합니다. 그 외엔 부품 구성이 정말 형편없어서 곧 고장나기 쉽습니다.




일단 보셔야 할 것이 사이즈. 프레임을 보면 대체로 다이아몬드형 구조인데, 그 중 가장 위쪽의 수평방향 파이프(?)가 있습니다. 탑튜브였던가.. 뭐 여하간 그런 녀석인데.. 일단 자전거 프레임을 가랑이 사이에 꼈을때 두 발바닥이 모두 땅에 닿아도 프레임에 사타구니가 닿지 않는 정도여야 합니다.

(참고로 프레임이란 자전거의 몸체를 뜻합니다.)

이게 왜 중요한가 하면.. 가끔 자전거를 타다가.. 급브레이크시 제동력을 이기지 못하고 몸이 앞으로 쏠리거나 정지시 무심코 안장에서 앞으로 내려서 프레임을 다리 사이에 끼게 될 때가 있습니다. 이때 프레임이 너무 높으면 프레임에 그대로 사타구니가 찍힙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됩니다만 특히 남노소(-_-)의 경우엔 그대로 쓰러질 정도의 크리티컬 데미지..를 받는 경우가 생깁니다.

프레임이 작으면 불편하고 마는데 크면 탈 수 없는 경우도 생기니 주의하시길.. 프레임이 너무 크면 일단 안장에 오르는게 몹시 힘듭니다. 제 친구중 하나는 키가 160정도인데.. 높은 안장의 자전거를 타면, 일단 페달에 한쪽 발을 올리고 다른 발로 땅을 구른 뒤 "크랭크축"을 밟고 올라서서 안장으로 기어올라 가더군요.. 이런 말도 안되는 기술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니 그냥 알맞는 크기의 자전거를 사셔야 합니다.

정리>> 그냥 대략적으로 프레임을 가랑이 사이에 꼈을때, 허벅지 중간부분 정도에 올 정도가 되면 적당한 크기 입니다.

너무 신경쓰실 필요가 없는 것이, 여러분은 프레임크기 몇 미리, 안장 높이 몇 센티로 기록이 뒤바뀌는 올림픽 선수가 아닙니다. 그러니, 일단 타고 다닐때 괜찮으면 그걸로 된겁니다. ^^;



그 다음이 기어 변속입니다. 현재 팔리는 생활차의 대부분은 그립쉬프트와 원터치레버 방식입니다.

그립쉬프트는 오토바이의 엑셀처럼 손잡이 부분을 돌리면 변속이 되는 장치인데, 나름대로 편하긴 하지만, 가끔 너무 심하게 돌리면 손목에 무리가 가거나-_- 벙어리 장갑등 그다지 그립력이 좋지 않은 장갑을 끼면 미끄러져서 제대로 변속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점이라고 하면 그냥 무작정 돌리는 방식이기 때문에 지금의 기아 단수는 생각하지 않고 그냥 힘들면 올리고 너무 편하면 내리고 하는 식으로 변속하면 됩니다. (이게 단점이기도 합니다만..)

원터치 레버방식은 말 그대로 원터치, 기어를 올리는 버튼과 내리는 버튼을 한번씩 누르면 그때마다 한 단씩 오르락내리락 하는 방식입니다. 장점은 장갑을 끼건 뭘 끼건 여하간 버튼만 누르면 변속이 정확히 됩니다. 또 한 단씩 정확히 컨트롤 할 수 있어서 좀 더 알맞는 기어비로 주행하기 좋습니다. 하지만, 이것저것 생각하기 싫어하는 분들에겐 상당히 귀찮은 존재가 될 수 있으며, 익숙해지기 전엔 기어변속을 빠르게 하지 못해서 갑자기 언덕이 나오면 미처 변속하지 못하고 서버리는 수가 생깁니다. 또, 약간 정교한 장치다 보니 아무래도 고장나기 쉽고 손이 많이 갑니다.


어느쪽이건 알아서 선택하시고.. 그립 쉬프트를 골랐을 경우엔 일단 앞뒤쪽 모두 가장 큰 톱니바퀴까지 변속이 되고 다시 가장 작은 톱니바퀴까지 변속이 되는지를 확인해보셔야 합니다.

원터치 레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며, 더 추가해서 하나씩 기어를 바꿨을때 정말로 한단씩 기어가 바뀌는지도 한번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외에는 뭐.. 조금이라도 이쁜 디자인, 조금이라도 가벼운 무게 뭐 그런걸 생각해서 구입하시면 됩니다.


2. 이제 타봅시다.

드디어 자전거를 사셨습니다. 타기전에 먼저 안장을 조절하셔야 합니다. 간혹 안장을 무조건 낮춘채로 타는 분들이 있는데 그러면 진짜 몹시 힘듭니다. 그런 경우는 대체로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 하여 앉은채로도 발을 땅에 닿게 하기 위한 경우가 많은데, 너무 안장이 낮으면 중심잡기 어려워서 쉽게 넘어지게 되고, 그러면 더 무서워 져서 안장을 높이지 못하는 악순환의 연속입니다.

적절한 안장의 높이는 안장에 앉았을때 발바닥의 앞쪽 1/3 정도 부분이 지면에 접촉할 정도면 됩니다.

좀 불안해 보이지만 이 정도만 땅에 닿아도 정지시 균형유지가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래도 불안하시다면 발 바닥 전체만 딱 닿고 다리는 쭉 펴질 정도로 하시면 됩니다. 중심잡기에 좀 자신이 있으시다면 발 끝으로만 살짝 짚을 수 있는 정도로 안장을 높여도 좋습니다.

정석적으로는 페달을 아래로 끝까지 밟았을 때 무릎이 살짝 굽을 정도로 안장을 높여야 합니다만, 많은 경우 그렇게 올리면 안장에 앉은 채로 자전거를 세우고 있을 때 발 끝으로 땅을 밟게 되어 불안해지니 처음엔 조금 낮추는 것도 좋습니다.

이제 타는 법을 배워 봅시다. 진짜.

자전거를 배우는데 있어서 가장 고리타분 하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누군가가 잡아주는 것입니다. 왜 옛날 드라마 보면 나오지 않습니까...

"자, 내가 뒤에서 잡아줄게 타봐."

"진짜? 안 놓을거지?"

"응, 자 간다."

"(페달 굴리면서 앞으로 간다. 핸들만 움직인다.) 오, 가네?"

"그래, 그렇게."

"놓으면 안돼?"

"안 놔."

"손 안 놓은 거지?"

"안 놨다니까.(이미 놓고 걸어서 따라가고 있다.-_-)"

"진짜 놓으면 안돼!"

"그래(이제 슬슬 뛰어서 따라가기 시작한다.)"

"놓지 마!"

"그래(목소리가 멀어진다-_-;;)"

"(목소리가 멀어지자 뭔가 당했다는 느낌에 뒤를 돌아보나 잡아준다던 사람은 멀리서 손만 흔들고 있다.) Shit! "

"잘 타네."

"어, 진짜~"

BGM 흐르며 자전거 타는 모습이 잡힌다.-_-;;



... (죄송)

여하튼.. 이 방법이 좋은 이유 중 하나가 아주 쉽고 빠르게, 넘어진다는 공포를 잊고 그냥 페달질 하면서 중심을 잡을 수 있는 빠른 스피드를 유지하며 자전거를 타는 법을 익히게 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처음 자전거를 접하는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 중 하나가, 일단 중심을 잡고 페달을 밟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자전거를 세운 상태로 안장에 올라가 자전거의 중심을 잡고 선 뒤 페달질을 시작하려 한다는 것이죠. 간단히 말해 스탠딩을 2초 가량 한 후 출발하는 것입니다. 좀 타던 사람들도 완전히 정지한 상태, 그것도 안장에 앉은채로 2초 이상 버티기는 힘듭니다. 그걸 맨 처음 탄다는 사람들이 할 수 있을 리 없고, 결과적으로 앞으로 나가질 못하는 것입니다.

자전거는 일단 아주 느린 속도로라도 앞으로 나가기 시작하면 잘 넘어지지 않습니다. 원리를 설명하자면 나름대로 복잡한데, 간단히 말하자면, 자전거 바퀴가 돌기 시작하면 자전거 바퀴는 돌고 있는 지금의 자세를 유지하려 합니다. 수직으로 서 있는 상태로 돌기 시작했다면 그대로 유지하고자 하는 관성이 생기는 것이죠. 프레임도 그 힘에 의해 지탱되며 그 위에 올라탄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중심을 쉽게 잡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전거를 처음 출발시키기 위해선 안장에 앉은채로 몸을 앞으로 밀면서 동시에 발로 땅을 굴러 일단 자전거가 꾸물꾸물 앞으로 나가게 하면 페달에 두 발을 올리는 동안 중심을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 다음 속력이 줄기 전에 두 발로 계속 페달질을 하시면 됩니다.

출발시 한쪽 발은 땅을 구르고 반대쪽 발을 순간적으로 같이 페달을 굴리면 더 좋겠죠?


속도를 너무 천천히 내려고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물론 처음엔 좀 무섭겠지만, 속도가 빠른편이 더 안 넘어집니다.

낮은 속도 자전거가 자꾸 좌 우로 흔들릴때는 넘어지려는 쪽으로 핸들을 살짝 돌려서 그쪽으로 조금 가주면 중심이 잡힙니다. 너무 급하게 꺾으면 그대로 넘어지니 주의하시길..


운전도 그렇듯 자전거도 기왕이면 자전거 탈 줄 아는 사람 한명과 함께 배우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기술은 독학보다는 누군가 함께 가르쳐 주는편이 더 쉽고 빠르고 제대로 익힐 수 있습니다.


혹시 정모 와서 배우시거나 할 때 명심해 둘 것은 윌리나 바니홉은 반드시 할 필요는 없는 기술입니다. ^^; 다른 분들의 수많은 기술을 보고 정보의 홍수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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