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cycle Life 자전거 수다

아팔란치아 R3000

circle84 2014. 2. 3.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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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캣 2.0D 를 잃어버리고 나서 한동안 동 메이커의 R2000이라는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사실 블랙캣 도난 직전까지 한창 계속 얇은 타이어를 달고 이래저래 로드 흉내를 내던 참이었고, 미니스프린터에도 나름 흥미가 생겨 티티카카 미니스프린터를 잠시 타다가 조금 나은 부품의 R2000을 구입했던 것인데, 이 미니스프린터라는 것이 참 나랑 안 맞았다.

일단 미니스프린터라는 놈은 키가 175가 넘어가면 비추라고 할 수 있다.

탑튜브 길이가 짧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무릎이 가끔 드롭바 끝에 닿는 다던가 하는 불편이 있고..

기본적으로 바퀴가 작아서 오는 불편은 드롭바를 만나면서 더욱 커졌다. 일반 미니벨로보다 댄싱할 때의 불안정함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또 바퀴가 작기 때문에 최고 속력의 한계도 있다. 거의 30km/h가 되면 어지간한 케이던스로는 속력을 올리기 힘들었다.

여타의 이유로 자출사에 R3000을 구하는 글을 올렸고 마침 어느 회원분께서 내가 팔겠노라고 나타나셨다. R2000과 맞교환이라는 획기적인 조건으로(!!)

대전까지 내려가야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고속버스에 R2000을 싣고 내려가 만난 그 회원분은 알고보니 내가 장터에 올린 글을 본 후 내 아이디로 글을 검색해 내가 얼마전 자전거를 잃어버렸다는 사실까지 알고 계셨다. 사실 R2000과 R3000은 가격차이가 살짝 나는 모델이었지만.. 뭐 어차피 많이 탔으니 쌤쌤이라며 차액도 받지 않고 바꿔 주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도난 당한게 안쓰러워서 그리 해 주신것 같다.)

- 글 쓴 김에 불쌍한 대학생에게 고마운 조건으로 자전거 교환을 해 주시고 내려오느라 수고했다며 순대국까지 한 그릇 사 주신 자출사 "거문고" 님께 감사 말씀을 전합니다. 대전 모처에 고깃집을 하고 계셨던 기억인데.. 어디인지는 기억이 안 나네요 ㅋ

 

하여간 우여곡절 끝에 얻게 된 이 R3000 이 생각보다 긴 시간을 함께한 자전거가 되었다.

2009년 봄에 장만했으니.. 거의 5년을 탔다. 구동계를 조금 바꾸긴 했지만 거의 순정인 채로.

여러 산에 올랐고 많은 라이딩을 함께 했으며 생애 첫 자전거 사고를 만났고 (^^;) 거의 모든 정비를 해 보았다.

기왕이면 프레임 부러지도록 타보고 싶었지만.. 결정적 문제가 있었다.

R3000이라는 모델은 제조사의 뻘짓으로.. 뒷 허브가 로드용인 130mm 대신 MTB에 주로 쓰는 135mm 사이즈를 사용한다. 말인 즉슨.. 휠셋 업그레이드가 제한이 있다. 그런 관계로 휠셋 업글을 미루고 미루다보니.. 뒷휠이 수명이 거의 임박한 지경에 이르렀고.. 휠셋 교환도 이래저래 복잡하여 그냥 매각 결정.

도싸에 올린지 반나절만에 구매자가 나타났고 거래 장소에 나타난 구매자는 살짝 훝어보고는 예상보다 상태가 좋다며 에누리 없이 대금 지불을 마치고 깔끔하게 거래를 마쳤다.

지금까지 내가 탄 자전거 중에 처음부터 끝까지 기분좋았던 자전거였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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